한동안 볼만한 한국영화가 없었는데 휴가를 다녀온 사이
해운대를 비롯해서 국가대표선수, 10억 등이 개봉되었다.
해운대는 부산의 쓰나미를 주제로한 재난 영화로서 아마도
우리나라 최초의 설정이란 면에서 흥미롭고 나머지 두영화는
각각 하정우와 박해일이 주인공이라 기대되는 영화다.
재난 영화란 것이 대개 평온한 일상속에서 주인공들이
티각태격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예상치 못했던 고난과
역경이 닥치고 ,그 재난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극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사이 정의로운 영웅이 탄생하거나 혹은 착한 캐릭터가
희생 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감동과 눈물을 자극하는
식의 다소 식상하는 휴머니즘을 내세우기도 한다.
해운대도 그런점에서는 전형적인 재난 영화다.
문제는 얼마만큼의 스케일로 보여주는가하는 기술적인 것과
탄탄한 시나리오로 관객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수 있는가
하는 점이 궁금했다.
기술적인 면에서 해운대는 상당히 리얼하고 격하다.
익숙한 장소라 셋트라는 것이 더 쉽게 눈에 띠는데도 불구하고,
익숙한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그럴듯해 보인다.
'저곳이 저럴 수 있겠구나, 저렇게 당하겠구나 ' 하는 생각에
셋트스럽다든가 CG스러운 부분들이 묻혀버리는것이 흥미롭다.
내용면에서는 우선 재미있고 웃기다.
특히 오동춘역의 김인권의 코믹연기가 압권이다.
'갈등'과 '인연'의 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해가는 나름
치밀한 각본도 괜찮고, 슬프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화해의 결말도 한국적인 정서라 좋다.
무엇보다 순수청년 이민기의 마지막 순간,
처연한 눈빛연기가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해운대의 쓰나미가 오랫만에 1천만 관객 쓰나미를
몰고 올수 있을까.
휴가도 못가고 더위에 지친 도시인들,
시원한 극장에서 부산바다를 즐기며 잠시만의 짜릿한
쓰나미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은 피서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