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_-s 2010. 5. 15. 21:11

 

 

 

문학가출신의 감독만이 만들어낼수 있는 또하나의 작품이
탄생했구나 싶다.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돌아가며 얘기할 때라든가,
별 공감이 안되는 시낭송을 할때 라든가...비록 감독의 깊은

뜻이 담긴 장면일지라도 인위적인 어색함에 간혹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은 있었지만...

 

대부분 마치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인양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영화가 아니라 일상인듯 자연스럽다.

 

특히 김용탁시인역으로 등장하는 김용택 시인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가고 낯선 연기자들 또한 리얼리티를
살리는데 한몫하는것 같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음, 커다란 음악소리, 이웃들의 무반응등
섬세하게 연출된 사소한 장면들을 통해 주인공이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66살이라는 나이에 꽃무늬 옷을 즐겨입고 모자와

머플러로 멋을 내고 시를 배우러 다니는 주인공 자체가

현실적으로 고립된 캐릭터다.

 

게다가 주인공은 자신의 기억조차 잃어가는 치매 초기에다
가족도 없이 이혼한 딸 대신 손자를 돌보고 중풍으로 쓰러진
노인을 돌보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는 중.

 

꽃을 사랑하고 시쓰기를 꿈꾸는 주인공의 모습은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인지 혹은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만이 꿈꿀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시가 아름다움에서 쓰여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주인공은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를 쓰게 된다.

 

중3 손자가 연류된 여중생사건을 통해 피해자나 가해자들의

도덕적 불감증을 지켜보는 그녀의 마음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그녀 또한 그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주인집 노인을

협박하는 이중성을 드러낸다.

 

인간이란....그런 존재인것 같다. 그 누구를 탓하기엔 스스로

약한 존재..

 

실제 66살에 미자라는 본명으로 등장하는 윤정희씨는 경상도
발음과 억양이 거슬리긴 해도 여전히 아름다운 여배우다.

 

남의 블로그 영화평:

http://thekian.net/entry/시는-정말-어려워요-아니-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