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_-s 2011. 2. 3. 08:52

 

 

영화보는 중간에 꺼두었던 핸드폰을 켰다.

끝나기 10분전 쯤,  두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크라이막스가 어딘지도 모르게 전쟁같지도 않은 비슷비슷한 쌈질과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반복되는게 지루하다.

 

앞서 보았던 '조선명탐정', '상하이'와 러닝타임은 같은데 뭔가

집중할만한 사건도 없고 내용도 부실하다보니 그렇지 않아도

정신없는 전쟁터 장면이 더욱 산만하게 느껴진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니 '영웅'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영화라던데 범상치 않은 용기를 가진 '남관' 장군이나 노회한 

지략가  '김유신' 장군이 그리 평범한 인물로 그려진것 같지는 않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잡초처럼 질긴 이문식의 캐릭터 '거시기'는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공감은 커녕 짜증스럽고 비겁해 보인다.

-영화배우란 존재는 비쥬얼만으로 안되듯 연기력만으로는

  주인공의 한계가 있는것 같다.

평범함을 다룬다고 해서 각본이나 연출까지 평범해지면

영화는 지루해지기 쉽상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수록 탄탄한 스토리에 치밀한 구성과
캐릭터의 연기와 연출이 더욱 중요한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준익 감독의 팬이지만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님은 먼곳에' 까지는 좋았는데 황산벌 부터 뭔가 달라지기

시작한것 같다.

 

노골적인 사회풍자와 욕설이 난무하던 황산벌은 그나마 처음이라

신선했지만 얼마전 신라의 달밤, 그리고 평양성은 일단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

 

개성이 넘치는 여러 캐릭터 중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신라의 왕으로 잠간 등장하는 황정민이고, 코믹스러워 가벼워질수

있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류승룡의 비장함이다.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하여 고구려를 치고 불완전한 삼국통일을 이루는
역사적 비극을 보며 서로 불신하고 이용하고 배신하는 오늘날의

우리 정치계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또한 감독의 의도가 느껴져 

조금은 부담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