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활
사극에서 총을 쏘고 칼을 휘두르고 수천개의 화살이 날아가는
싸움장면은 흔하지만 화살촉 하나로 이토록 집중해서 잘만든
영화는 처음인것 같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만들었다고 하지만 아마도 픽션으로 탄생한
'신궁' 남이역의 박해일과 뚝심있는 청나라 수장 쥬신타 역의
류승룡은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답게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잘살린 표정, 액션, 강렬한 눈빛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조선시대, 인조반정을 주도한 역적으로 집안이 몰락하고
어린 동생 지인과 도망쳐 서군의 집에서 성장한 남이,
겉으로는 부랑자처럼 행동하지만 남몰래 뒷동산에서 신궁을 익히며
오로지 동생의 행복만을 위해 살아간다.
서군과 지인이 혼인하는 날, 병자호란으로 평화롭던 동네는 초토화되고
수많은 백성이 압록강을 건너 청나라로 잡혀가기에 이른다.
자인을 구하기 위해 홀홀단신으로 청나라 정예부대 니루와 맞서는 남이,
신묘한 활솜씨를 알아본 청의 수장 쥬신타는 왕자와 부하들을 지키기위해
남이를 추적한다.
바람의 방향을 극복한 남이의 곡시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쥬신타의 육량시,
동생 지인을 지키기 위한 남이의 필사적인 공격과 왕자를 구하기 위한 쥬신타의
끈질긴 추적, 과연 그들은 각자의 소중한 사람을 지킬수 있을 것인가.
활을 쏘는 순간마다 관객의 시선도 아슬아슬한 표적을 향해 집중하고
활이 휘면서 날아갈때 관객의 눈길도 빠르게 따라 날아갈만큼 긴장감이 고조된다.
게다가 CG임에 틀림없을 호랑이의 등장조차 리얼하고 통쾌한 액션을 보여준다.
집중과 긴장이 잘 조화된 연출, 리얼한 액션, 배우의 명품 연기가 돋보이는 웰메이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