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계시(vision)
지금부터 약 900년전인 12세기 초, 정신적으로는 천년을 앞서 살았던
한 수녀님의 이야기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1098-1179), 8살 어린나이에 수녀원에 맡겨져
원장수녀의 지극한 보살핌 덕분에 의학, 과학, 종교등의 학문을 접하며
평생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간다.
원장수녀가 소천한 후 지명을 거부하고 자매수녀님들의 투표에 의해
원장수녀가 되어 소임을 다하던 중 42살에 신의 계시를 받게 된다.
어릴적부터 몸이 허약하고 환상을 보아오던 힐데그르트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자신의 비젼을 글로 남겨 세상에 전할 수 있도록
교황청으로 부터 허락을 받는다.
-그로부터 3권의 신약서, 2권의 치료법, 77편의 작곡, 3백여통의 편지와
전기저술을 남겼다고 한다.
-그녀의 저서들은 이후 르네상스의 단체,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영향을
끼쳤고 바하,모짜르트,베토벤의 음악보다 600년이나 앞선 작품으로
오늘날 오페라의 원형으로 평가받는다.
당시에는 수도원과 수녀원이 함께 있었는데 수녀들의 인권을 지키기위해
수도사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최초로 수녀원을 독립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이 원장수녀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은 것처럼, 그녀 또한 귀족출신의
어린 소녀를 수녀로 맞이하여 딸처럼 사랑했으나 가족의 이기심으로 인해
떠나보내고 가슴아픈 이별을 하는 슬픔을 겪기도 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기지만 마지막까지 다시 일어나, 많은 이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여행설교를 떠난다.
당시 모든 사회처럼 종교계 또한 남성중심의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자칫 이단으로 몰릴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주님의 계시를 믿고
책을 쓰고, 수녀원을 독립시키고, 토지를 요구하는 등 자신의 의지대로
실천에 옮긴 당찬 여성인것 같다.
제목을 보고 '파티마의 기적'같은 신비주의적인 내용인줄 알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페미니스트(?) 영화라서 약간은 의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