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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사랑-2010,vod

s-_-s 2012. 4. 19. 07:27

그을린 사랑.hwp

 

'아는 것이 힘이다' 혹은 '모르는 게 약이다' 과연 이둘 중에 어떤 것이 더 맞는 말일까.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할지라도 때로는 알고도 모르는 척 넘어가거나

아예 모른 채로 지내는 것이 미덕이 될 때가 있다. 

진실을 파헤쳐 서로에게 나아질 것이 없는 상황이라면 가끔은 덮어두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어쨌든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고 강조한다.

못 다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온 분노와 증오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그리하여 "세상에 함께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애써 불편한 진실을 밝히려 한다.

 


갑작스런 죽음을 앞둔 한 여인이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숙제(?)를 자식들에게 내주고

그 비밀을 푼 후에 자신의 묘지에 비석을 세우라는 유언을 남긴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살아왔던 삶의 궤적을 따라 가면서, 전쟁의 역사적 사건 뒤에 숨겨진

어머니의 고통,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뼈아픈 진실을 알게 된다.

한 여자의 삶을 통해 전쟁의 잔인함과 비인간성 그리고 인간이 얼마나 피폐해질 수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몬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묘비를 만들 자격이 없다,

침묵이 깨지고 약속이 지켜졌을 때 무덤에 묘비를 세워라” 는 어머니의 ‘이상한’ 유언에 따라

고향인 중동의 한 마을로 떠난다.


잔느에게는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를, 시몬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형제를 찾아서

어머니의 편지를 전하라는 것, 그 후에라야 어머니의 비석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그때처럼 여전히 종교, 민족, 이념 간의 갈등으로 전쟁 중인 중동의 남부 지방,

척박해 보이는 사막과 바윗덩어리 틈새에서 듬성듬성 돋아난 올리브나무들이 바람에 술렁인다.

과거와 현재 장면을 오가며, 어머니의 흔적을 쫒는 남매의 행보가 진행될수록 묻히고 잊혀졌던

끔찍한 사건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교도, 기독교 난민이라는 이유로 무슬림에 의해 살해당하는 한 남자,

그는 나왈이 사랑하는 와합이고 그를 쏜 사람은 나왈의 오빠다. 와합의 아이를 임신한 나왈은

가족들의 반대와 가문의 수치라는 비난을 받으며 출산을 한다.  갓 낳은 아들 니하드의 발꿈치에

세 개의 점을 새겨 표시를 한 후  ‘반드시 찾아내고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

고아원으로 떠나보낸다.

 

 

당시 중동지역 남부는 회교와 기독교, 민족주의를 지향하는 세력과 ‘난민’ 집단으로 갈라져

서로가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학살하고 난민촌을 폐허로 만드는 등 자신들의 신념과 욕심을 위해

전쟁을 불사하던 상황, 나왈은 뒤늦게 난민촌의 대학살 소식을 듣고 아들을 찾기 위해

고아원을 찾아가지만 이미 모든 것이 불타버리고 사람들도  떠난 후였다.

 

 

아들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나왈은 대학에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가 아들의 고아원이 있던

난민촌을 초토화 시킨 민병대 대장을 암살한 죄로 15년 동안 코파리얏 감옥에서 정치범으로 갖혀 지낸다.

고문관인 아부에게 지속적으로 강간을 당하고 임신까지 하게 된 나왈, 감옥에서 출산한 쌍둥이는

강에 버려지기 직전 간호사에 의해 몰래 구출되어 양육된다.


고문관 아부, 그는 종교가 다른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 속에서 잉태되었지만 출산 후 니하드라는

이름과 함께 곧바로 버려졌으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분노를 품고 살아남아 암살자, 고문 기술자로 거듭났다.

코파리얏 감옥에서 정치범으로 수감된 ‘노래하는 여자’를 지속적으로 강간하여 임신을 시켰고

현재는 니하드라는 이름을 되찾아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죽은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각각 아버지와 형제를 찾던 잔느와 시몬은 두 사람의 존재에 의문을 갖게 된다.

“1+1=2가 아니야. 1+1=1일 수도 있는 건가.”


 점차 드러나는 출생의 비밀과 충격적인 진실, 잔느와 시몬은 마침내 서로의 아버지가 다른 형제이자

그들의 친아버지인 니하드를 찾아낸다.


어머니 나왈이 죽어서도 지키고 싶었던 것, 그것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아들 니하드를 찾아내어

영원히 사랑하리라는 약속이다. 

나왈은 죽었지만 잔느와 시몬 남매를 통해 니하드를 찾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니하드는 종교와 이념을 넘어선 위대한 사랑으로 잉태되었지만 전쟁 속에서 버려졌고,

피페한 삶을 살아오며 잔인한 고문관이 되었다. 그는 감옥 안에서 어머니인 나왈을 강간했고 나왈은 공포와

고통 속에서 쌍둥이를 임신하고 출산하였다. 


남매가 찾아낸 사람은 어머니가 그토록 찾아 헤메던 아들이고 그들의 형제이며 또한 어머니를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이고 그들의 아버지인 것이다.


과연 그들의 만남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온 분노와 증오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영원히 사랑하리라는, 그리하여 "세상에 함께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나왈의 소망은

이제 온전히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 될 것이다.


“너희 이야기의 시작은 약속이란다. 분노의 흐름을 끊어내는 약속, 덕분에 마침내 약속을 지켜냈구나.

흐름은 끊어진거야. 너희를 달랠 시간을 드디어 갖게 됐어. 자장가를 부르며 위로해줄 시간을.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란다. 너희를 사랑한다.”

 

p.s

영화속 장면들이 왠지 낯설지 않다.

전쟁, 이념, 분단, 생이별한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

우리나라 6.25 전쟁이 떠오른다.


우리에게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오히려 세월이 지나며 깊은 앙금을 남기고 있는 분노와 증오의 고리가

존재한다.  무엇을 위한 전쟁이며 누구를 위한 살상인지.과연 우리의 고리는 어떻게 끊을 수 있을 것인지.


또 한가지 낯설지 않은 설정, 바로 한국의 막장 드라마다.

아들이 어머니를 강간해서 쌍둥이를 낳고 그는 쌍둥이의 아버지이자 형이란다.

세상에 이런 막장이 또 있겠는가.


하지만 그 막장은 한국 드라마와 달리 본인의 욕심과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인간이 빚어낸 참극의 희생양이란 점이 다르다.


영화 속의 인물들처럼 한 인간의 삶은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무력하게 휘둘리고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상황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의 의지인 것 같다.


애써 불편한 진실을 밝히려 했던 어머니의 깊은 마음처럼 과연, 그들이 함께 있어서 아름다울지,

 오랜 세월 이어져온 분노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오히려 충격적인 진실 앞에서 더 큰 고통을

겪게 되지는 않을지... 살아남은 자들의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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