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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베-소년의 초상

s-_-s 2012. 6. 3. 16:22

 

<먼지, 유년 위로 흩어지다.>


여기 한 편의 성장영화가 있다. ‘세베: 소년의 초상’은 어디에도 안주할 곳 없는 한 소년의 방황을 묵묵히 그려낸다.

15세의 소년 세베는 아버지의 부재와 가난으로 가까스로 제 삶을 지탱하고 있을 뿐인 엄마와 학교 아이들의 괴롭힘 사이를

반복적으로 오가며 자라난다. 학교와 집, 어느 공간도 소년을 품지 주지 못한 채 유년의 시간 위에 긴 생체기만을 남길 뿐이다.


세베는 그 속에서 묵묵히 제 세계를 향해 전진해 가지만 생일을 기점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세베는

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완전히 상실해 버리고 만다. 엄마와 세베를 간신히 지탱하던 가족이란 울타리마저

결국 현실을 견디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린다. 가난으로 인해 부모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엄마는 스스로 자신의 자격을

박탈해 버리며 세베를 집 밖으로 내몬다.


바박 나야피 감독은 ‘세베: 소년의 초상’을 통해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방관하는 이 사회적 현실을 조명하고 있다.

학교는 소년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감지하지 못하며, 상처로 얼룩진 얼굴을 어루만지지 못한다.

영화의 색감은 한 줄기 빛도 없는 이 사회의 메마름 안에서 흐느끼는 소년의 외로움과 상처를 한층 더 부각 시킨다.

‘세베: 소년의 초상’은 이 사회로부터 한 존재가 완전히 허물어져 버린 듯이 쓸쓸히 먼지를 일으킨다.

 

출처: 스웨덴 영화제 시네아트,  momo daily no.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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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은 것일까.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나라 스웨덴도 빈부차이가 있고 소외되는 계층의 삶이 존재한다.

 

단 며칠간의 수박 겉핧기 식의 여행이었지만 겉보기에 심플하면서도 견고해보이던

북유럽의 아파트, 대학까지 학비가 무료라던 복지국가, 그 안에서의 삶은 여느나라처럼

학교폭력과 왕따가 있고, 밤새 일하고도 자식의 외투한벌 사주기 어려운 가난한 부모가 있고,

먹이를 찾아 헤메는 버려진 개가 존재한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착하게 자라준 소년 세베, 그의 손을 놓은 것은 오히려 부모이고

폭력속에 방치되어 더 깊이 상처받게 한것은 학교의 무관심이다.

 

되갚아줄 돈이 없어서 이웃이 준 아들의 생일선물을 되돌려주게하고,

누군가 흘리고 간 외투를 포장해 아들에게 선물하던 어머니의 마음은 어땠을까..

 

일찍 남편을 잃고 원치않은 임신으로 남겨진 아들을 홀로 키우게 된 젊은 어머니,

종일 일하고도 가난을 벗어나기 어려운 현실보다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마도 희망을 가질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을 것이다.

 

어머니 때문에 오해를 받고 망신을 당하는 순간에도 끝까지 어머니를

원망하지 않는 세베,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부모의 사진이 담긴 목걸이를 버리는 마지막  장면은 이제 부모곁을 떠나

스스로의 길을 찾아가려는 소년의 심리적인 독립을 상징한 것일까.

 

보고 나서도 마음이 무거운...영화다.

 

쾌청한 하늘위로 뭉게구름이 둥둥떠가던 스웨덴의 하늘, 고색창연한 건물들과

종일 옷깃을 스치던 바람, 세련되고 단순한 디자인,.. 반면에 9월이면 꽁꽁 얼어붙는

차가운 세상, 눈에 덮여 고립되는 삶, 왠지 스산한 분위기의 사람들...

 

겉으로 보던 스웨덴은 우리와 달리 아름다운 부자 나라였지만

영화속에서 본 현실은...삶은...어디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모모에서 스웨덴 영화제 상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