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던 그 날.
옆 십자가에 같이 매달린 건 도둑이었다.
도둑은 오래된 직업이다.
사람들이 재물을 모으는 순간부터 도둑은 함께 있어왔다.
어떤 도둑은 돈을 훔치고 어떤 도둑은 마음을 훔친다.
그리고 어떤 도둑은 세상을 훔친다.
이 영화는 그런 도둑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 감독 최동훈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 감독, 전우치에서 살짝 실망했지만
반전과 트릭으로 재미를 더하는 탄탄한 각본과 김윤식, 오달수, 주진모
김해숙 등 연기의 달인이라 할만한 배우들과의 호흡이 기대되던 작품이다.
게다가 해품달의 대세 김수현과 이름만으로도 스타인 전지현까지 출연한다니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쯤 되지않을까...궁금했다.
알콜을 달고 사는 씹던 껌(김해숙), 톡쏜다해서 펩시(김혜수), 예니콜(전지현),
잠파오(김수현), 뽀빠이(이정재), 마카오박(김윤석) 등 이름대신 불리우는
캐릭터들의 별명이 흥미롭고, 특히 평소 젊잖은 역할을 하던 김해숙씨와
우아하고 예쁜 전지현이 씹던 껌과 예니콜이라는 의외의 인물로 등장하여
나누는 일상대화는 거의 코메디 수준으로 잔재미를 더한다.
첫장면부터 어디선가 본듯 익숙한 설정이다.
환풍기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잠입하고 탈출하는 것, 고층건물의 창문에 매달려
격투하는 와이어 씬, 다이아몬드 훔치기, 배신과 음모, 그리고 로맨스...
익숙한데다 간혹 어설픈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배우들의 액션이고
우리영화라는 점 때문인지 결코 식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빠른 전개만큼이나 빠르고 시니컬하게 뱉어내는 대사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몰입을 방해하는 면이 있는것 같다.
예니콜의 미모를 이용해 미술관에서 한탕 턴 뽀바이 일당, 카지노에서 하룻밤에
89억을 땄다고 불리우는 전설의 마카오박으로부터 새로운 사업을 제안받는다.
중국도둑팀과 손잡고 홍콩 카지노에 보관중인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러 홍콩으로 떠나는 한국도둑팀.
손에 걸리는 건 무엇이든 다 딴다는 전설의 금고털이 팹시가 출소와 함께 합류하고
목적을 위해선 누구라도 이용하는 뽀빠이, 범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는
줄타기 전문 예니콜, 은퇴 말년의 연기파 도둑 씹던껌, 순정파 신참 도둑 잠파노등.
과연 그들은 티파니의 다이아몬드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어찌보면 허술한, 그러나 흥미로운 다이아몬드 탈취작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