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언 레시피-2008
나즈막한 둔덕에 바람에 흔들리는 들풀들, 맑고 높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 구름, 잔잔한 바다, 고요한 해변가...
한편의 휴식과도 같은 영화다.
단지 화면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나 할까.
달무지개가 뜬다는 하와이 호노카아 마을,
이 마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바람이 된다고 한다.
'사람은 누군가 만나기 위해 살아간다'고 했던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조용한 동네에 한 청년이 찾아든다.
레오, 그는 사람이 들지않는 한적한 영화관에서 일하면서
동네 사람들을 알아간다.
극장 주인인 과묵한 버즈와 먹보 에델리 부부, 음식솜씨가 좋은 할머니 비,
여배우와의 사랑을 꿈꾸는 할아버지 고이치, 매력적인 마리아나...
영화관에서 파는 1$짜리 비의 마라소다 빵은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서
멀리서 빵을 사기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우연히 들른 비의 집에서 고양이밥을 먹은 인연으로 비는 매일 저녁
레오를 위해 정성스런 식탁을 준비하고, 레오는 음식 사진을 찍어
벽에 걸어둔다. 벽한면이 사진으로 가득해질 즈음...
단지 고마운 이웃집 할머니란 레오의 생각과 달랐던 것일까.
레오를 위해 매일 저녁식사를 준비하며 행복에 젖었던 비는 청년을
사랑하게 된것 같다.
땅콩알러지가 있는 레오의 여친 마리아나에게 일부러 땅콩을 먹인
비의 심통이 오히려 귀엽다.
시력을 잃은 비를 위해 함께 살아가는 레오, 비는 에델리에게 마라소다 빵
만드는 법을 전수하고 어느날 바람처럼 홀연히 사라진다.
1년 후, 레오는 마을을 다시 찾는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마을, 너무나 고요해서 심지어 죽은 사람들까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달무지개가 뜨는 호노카아 마을...
평화로운 휴식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