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_-s 2013. 2. 23. 13:56

 

 

예전에는 건달,조폭,양아치...하면 우락부락한 인상에 온놈을 문신으로 도배한

그야말로 '깡패'가 연상되었지만, 요즘은 '실장','부장','회장' 등의 직함을 달고

잘나가는 사업가의 대열에 합류한 돈많고 힘있는 존재들이 조폭이라고 한다.

 

영화 신세계의 건달들은 쫙빠진 몸매에 멋진 슈트를 걸친, 마치 모델들의 집합소같은

느낌의 새로운 조폭들이 무더기로 등장한다. 물론 깍두기 머리와 문신을 한 건달포스로

촌내를 팍팍 풍기는 '천안파'니 '연변거지떼'같은 류도 공존하면서..

 

여수바닷가 동네에서 주름잡던 조폭 일파가 승승장구하여 국내외를 주름잡는 굴지의

기업 골드문으로 성장한다.  의문의 교통사고로 석회장이 죽은 후,  권좌를 차지하려는

조폭 세력들간의 피튀기는 암투, 그리고 첩보망을 이용하여 조직을 와해하려는 경찰권력의

집요한 추적을 긴장감 넘치게 보여준다.

 

정 청, 상하이를 오가며 국내외 사업을 책임지고 일하는 실제 1인자, 여수출신의 화교지만

그를 돕는 이자성의 브라더를 자처하며 의리와 똘끼로 뭉친사나이다.

원조 곱슬머리, 짝뚱 선글라스, 기내용 슬리퍼를 끌며 공항에 나타난 황정민의 포스는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캐릭터에 동화되어 눈빛마져 양아치스러운 그는 천상배우인것 같다.

 

중구, 2인자면서 권좌를 탐하는 진정한 조폭. 지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눈매와 싸늘한 미소,

잔인하면서도 탐욕스러운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지만 황정민의 포스에 눌린감이 없지않다.

폭탄인줄 알면서도 혼자 당하기 억울해서 품에 안고 뛰어들어 다 망친 후, 죽는 순간까지도

폼생폼사, 담배한대 피우며 조폭답게 죽는다.

 

이자성, 캐릭터의 스포가 너무 빨리 드러나서 시시한듯 싶었는데 마지막까지 긴장을 끈을

쥐게 했던 인물, 10여년 동안 경찰의 끄나풀로 조폭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현재 경찰인지 조폭인지 헷갈리는 중.  발을 빼고 싶지만 너무 깊이 박혀버린 상태,

아내, 바둑선생, 심복기사, 경찰상부..어느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믿어준 단 한사람,

바로 그가 배신한 장청이란 사실에 경악한다.

 

그 모든 열쇠를 쥐고 있는 노회한 경찰 강과장, 자신이 꽂아놓은 심복조차 믿지 못해서

그를 감시하는 또다른 첩보원을 붙이고...그의 목표를 골드문을 접수하는 것, 마치 그물에

걸린 물고기처럼 이자성을 조정하여 거사를 계획한다.

 

3인자 장이사가 이자성을 거세하기 위해 은밀한 장소로 유인하는 장면, 관객중 누구라도

자성의 쓸쓸한 종말을 상상했을 마지막 씬에서의 반전이 통쾌하다못해 역시~란 감탄사가 나온다.

 

주연급 외에도 주진모 등의 명품조연들이 등장하지만 그 누구도 황정민의 포스는 못따르는것

같다.  웃기면서도 무섭고, 그러면서도 가슴찡한 명품연기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