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_-s 2014. 4. 12. 20:44

 

천천히, 느리게....사람에 집중하면서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영화.

인도영화의 미덕을 충분히 살린 영화인것 같다.

 

무려 5천명의 배달원들이 도시락을 배달한다는데 어떻게 주인을 찾아 전달하는지...

남편과의 사이가 소원해진 일라의 도시락도 그중 하나로 시작한다.

 

외로운 일라가 남편을 위해 만든 음식에 쪽지를 넣은 도시락은  남편이 아닌 아내와 사별후

쓸쓸하게 살아가는 남자 '사잔'에게 전달된다.

 

도시락을 먹으며 가족의 따뜻함을 떠올리는 사잔, 그는 도시락을 먹은 후 일라의 편지에

답장을 쓰기 시작한다.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어 절망에 빠진 일라에게 진심을 다해

위로와 격려의 글을 보내고,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사람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는데...

 

일라룰 만나기로 한날, 몰래 지켜본 그녀가 너무나 젊고 아름다워서 차마 나이든 노인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돌아서는 사잔. 희망을 잃은 일라는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부탄으로 떠날것을 결심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 떠나기로 결심한 사잔, 그러나 기차안에서 마음을 바꿔 살던

곳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도시락배달원의 행로를 따라 일라를 찾아가는데...

 

주로 두사람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도시락과 쪽지를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하게

되는 장면에 촛점이 맞춰지지만, 일라의 윗집에 사는 이웃과 사잔의 후임도 비슷한

처지의 인물들이다.

 

윗집의 '이모님'은 십수년째 뇌사상태인 남편을 돌보며 살아가는 여자고,

사잔의 후임은 고아출신이다. 처음에는 귀찮은 존재였으나 두사람은 차차 서로를

의지하는 관계가 된다.

 

비록 일부지만, 도시락 배달이라는 특별한 장면 등 인도의 단면을 볼수 있어 흥미로웠다.

'잘못 산 기차표가 목적지가 된다', '지하철에서 평생 서서 살았는데 죽어서도 서게 생겼다'는

등의 의미있는 대사들도 흥미롭다.

 

마지막 장면에서 부탄으로 떠나려는 일라와, 일라의 집을 찾기 위해서 도시락배달원들의

기차를 타고 가는 사잔이 만났을까? 두사람이 함께 부탄으로 떠났을까?

결말을 정하지 않은채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