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思悼)
2시간 보는데 힘들었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는, 천륜을 거스린 내용이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아들이, 처음부터 아버지의 눈밖에 난 것은 아니다.
첫째가 죽고 귀하게 얻은 아들이기에 태어나자 마자 세자로 책봉하였고,
어릴때 부터 영특하여 큰 기대를 모은 아들이었기에 왕가의 법도에 따라
엄격하게 키우고 학문에 정진하기를 강요하다시피 한것이 화근이었다.
아들이 원한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말한마디, 잘한다는 칭찬한마디였지만
아버지의 책망과 강요는 점점 도를 넘었고, 아들은 그럴 수록 엇나갈 뿐이었다.
아마도, 무술이 출신의 어머니에서 태어난 아버지 영조의 컴플렉스는 자신은 물론
아들까지도 완벽한 왕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
분노로 미쳐가던 아들은 칼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갔고, 자신의 아들이 할아버지에게
'아버지의 마음을 느꼈다'는 말에 분노가 누그러지지만, 아버지는 잔인하게도 <왕>을
지키기위해 아들을 뒤주에 가두어 죽인다.
노론과 소론, 당파싸움 같은 뒷배경이 있었겠지만, 영화속에서는 오로지 아버지와
아들의 애증에 집중한다. 그래서 더 피곤하고 무겁게 느껴졌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 가족끼리 추석즈음에 보기에는 무겁고 슬프다.
------------------------------------------------------------------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8일간의 기록’
첫째 날
“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
나는 지금 가장으로서 애비를 죽이려고 한 자식을 처분하는 것이야”
세자는 뒤주 안으로 들어가고 영조는 쇠못을 박는다.
둘째 날
“…세자의 생모 영빈이 고하기를
과인의 목숨이 호흡지간에 있다며 대처분을 청하였다”
영조는 세자의 무리를 벌하고 그를 평민으로 만드는 교지를 쓰라 명한다.
셋째 날
“언제부터 나를 세자로 생각하고, 또 자식으로 생각했소”
뒤주를 깨고 도망쳐 나온 세자를 잡아 다시 가두고, 무덤처럼 뒤주 위에 떼를 덮는 영조.
넷째 날
“이 일은 궁궐 담장을 넘을 수 없는 내 집안의 문제다”
견디기 힘든 갈증 속에 부채를 집어 든 사도는 그 안에서 자신이 그린 용 그림을 발견하고 오열한다.
다섯째 날
“몽아, 어젯밤엔 왜 안 짖었니. 너도 주상이 무서우냐”
캄캄한 뒤주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는 사도.
여섯째 날
“자식이 아비에게 물 한잔도 드릴 수 없사옵니까?”
사도와 말 한마디 나눌 수 없는 세손은 영조에게 눈물로 호소한다.
일곱째 날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임금과 세자가 아닌 아비와 자식으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는 영조와 사도.
여덟째 날
“생각할 사, 슬퍼할 도, 사도세자(思悼世子)라 하라”
아들의 죽음을 직접 확인한 영조는 회한의 시호를 내린다. "-daum 영화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