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도리화가
s-_-s
2015. 11. 29. 22:16
스물네번 바람불어 만화방창(萬化方暢) 봄이 되니
구경가세 구경가세 도리화 구경가세
도화는 곱게 붉고 희도 흴사 오얏꽃이
향기 쫓는 세요충은 젓대 북이 따라가고
보기 좋은 범나비는 너픈 너픈 날아든다.
- 신재효 作 ‘도리화가’ 중에서 -
동리 신재효와 그의 제자이자 최초의 여자 소리꾼 진채선의 실화가 바탕이란다.
오후 3시의 나른함으로 인해 앞부분에서 살짝 졸았지만, 보는 내내 풋풋한 수지의
예쁜 모습과 화장기 없는 맨얼굴로 목청이 터지게 연습하는 배우 수지의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이차를 넘어서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혹은 정인으로서 평생토록 한사람만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여인이면서도, 소리꾼이 되기 위해서 시대를 넘어선
열정으로 역경을 헤쳐가는 강인함이 당차게 보인다.
마음에도 없이 오랜기간을 대 세도가인 대원군의 곁에서 대령기생으로 살았지만,
결국에는 스승이자 정인인 신재효에게 돌아간 채선, 실제로는 어땟는지 궁금하다.
포스터의 사진처럼, 영화의 배경으로 나오는 풍경들이 한폭의 그림같다.
눈보라 속을 헤치며 정인에게 돌아가는 장면, 눈쌓인 초가집 마루에 앉아서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는 장면, 억새풀이 지천인 언덕을 걸어가는 장면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