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이병헌ᆞ김윤석ᆞ박해일ᆞ박희순ᆞ고수
다섯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명나라를 섬기던 조선이 청나라 오랑캐족에게
침략을 당해 당시 왕이던 인조가 삼전도에서
아홉번이나 머리를 조아리며 굴욕적인 항복을
해야했던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원작은
김훈작가의 남한산성이라고 한다
인물을 크로즈업하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충신의 이견과 대사에 집중할수 있게 한다
광해에서 왕이었던 이병헌은 이 작품에서
합리적이며 현실을 직시하는 이조판서 최명길로
등장하여 청과의 말길을 통해 화해해야 한다는
주화파를 대표한다
또 한명의 충신은 명예와 의리를 중시 여기는
예조 판서 김상헌 역의 배우 김윤석이다
청나라 오랑캐와 화해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척화파를 대표한다
두사람의 생각과 의견은 다르나 사려깊고
충직한 신하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두 사람의 성향과 달리 입으로만 충성하며
자신의 안위를 우선으로 하는 김류역의 송영창,
어쩌면 가장 일반적이고 주변에 흔한, 그래서
가장 인간적인 유형의 캐릭터인것 같다
임금이 누구든 나라를 지키는 일을 충직하게
해내는 무신 이시백 장군역의 박희순. 군인의 원래
이미지는 이랬어야하지 않을까
비록 천민 출신이지만 대장장이로서 본분을
다하는 민초 고수와 강제 징집된 소년 등 영화속
등장 인물들이 캐릭터가 유난히 뚜렷하다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며, 대사 중심이다 보니
오락적인 재미는 덜했지만 진중한 대사가
고급스러운 영화다
영화를 본후 캐릭터 분석 결과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봤다
아마도 나는 최명길처럼 백성을 살린다는 명분으로
죽음보다는 살 길을 모색했을것 같다
혜니는 김상헌처럼 죽어서라도 명예와 의리를
지키겠다고 했다
권은 아마도 김류처럼 자신의 안위를 우선 챙기고
남에게 탓을 돌리는 캐릭터가 아닐까
충신 혹은 간신들의 말에 흔들리면서도 신하들의
서로 다른 생각들에 귀기울여 고민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인조 임금의 캐릭터도 기존 욍들과 다른
듯 하지만 민심을 헤아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삼전도에서 임금이 평복을 입고 이마를 땅바닥에 찧는
장면에서는 약한 나라의 굴욕이 현재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또한 백성들이 추위와 굶주림, 전쟁의 상흔으로
고통받는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을 일삼으며
시간을 허비하는 임금과 고위관료들의 행태 또한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현재의 모습인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가장 기조가되는 갈등은 척화파와 주화파의 이견이지만
총 11장으로 구성된 테마 마다 갈등되는 상황 선택으로
사유하게 하는 힘은 원작자인 김훈의 필력과 이를
각색한 황동혁 감독의 실력 덕분이란 생긱이다
러닝타임 136분, 지루할 틈없이 빠져들게 한 것은
출중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역시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