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영화화 하는 것은
픽션을 다루는 것과 또다른 어려움이 있을것 같다.
인물의 생김새부터 구체적인 상황까지,
사실적으로 재현하는것도 어렵지만
어디까지 상상으로 표현해야하는가도 문제다.
을미사변, 일명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다룬 이 영화는
아마도 큼직한 주제만을 역사에서 취하고
나머지는 작가와 감독의 상상력에서 만들어낸것 같다.
오래전 사진에서 본 명성황후가 주인공인 수애처럼
우아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것 처럼, 황후를 사랑했던
무명이란 존재 또한 허구일 가능성이 많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비쥬얼에는 온갖 멋이 다 담겨있다.
주인공들이 입은 화려한 한복과 우포에서 찍었다는
늪지, 산아래 펼쳐진 해변가 풍경, 흑백의상으로
장엄함을 더한 대원군의 퇴각장면등...
심지어 현란한 CG덕에 무명과 뇌전의 칼싸움은
거의 SF 수준이다.
비쥬얼은 좋은데 스토리가 너무 뻔해서 아쉽다.
수애의 차분하고 위엄있는 대사가 영화의 품위를
더욱 지켜주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