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장면은 상당히 좋았다.
프랑스 시골마을, 하늘에 뭉게구름이 둥둥 떠있고
드넓은 초록빛 들판 한가운데 작은 돌벽집 마당에서
한남자가 도끼로 장작을 팬다.
햇살가득한 미풍에 평화롭게 널어놓은 빨래들,
그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소녀,
저멀리 오토바이를 타고 다가오는 군인들을 발견하고
아버지에게 알린다.
여기까지. 평화는 여기까지다.
집안에 들어온 나찌 장교는 우유한잔을 원샷하고
다소 장황하게 쥐새끼를 찾는 비유를 하고.
남자는 겁에 질려 그들이 찾는 유태인 이웃이
마룻바닥에 숨어있음을 밀고한다.
곧이어 들어닥친 나찌병사들은 마룻바닥을 향해 난사하고
몰살된 가족중 살아난 소녀가 들판을 향해 달아난다.
4년 후, 소녀는 우여곡절을 생략한채 극장의 주인이 되어있다.
전쟁 영웅을 영화로 만든 시사회가 극장에서 열리고
수많은 나찌 장교들과 총통이 참여한 시사회 도중에
극장에 불을 지른다.
그녀 역시 나찌장교의 총에 맞아 드레스보다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비스터즈-일명 개떼뜰, 미국인 중위 알도를 중심으로
8명이 뭉친 나찌복수군단이라고나 할까.
나찌 이상으로 잔인하게 죽이고 머리가죽을 벗기는 등
독일군사이에서는 악명이 자자하다.
유태인 여배우로 부터 극장에 장교들이 모인다는 정보를 입수,
이태리 영화 관계자로 변장하고 잠입하지만 날카로운 독일
장교의 눈빛이 만만치 않다.
티란티노 감독스러운 선홍빛 잔인함, 칼로 이마에 나찌문양을
새기고, 머리가죽을 벗기는 장면은 정말 엽기적이다.
긴장된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는 티란티노 감독만의
어리숙함을 가장한 유머, 누가 적이고 누가 선인지 헷갈리는
잔인함과 그 잔인함에서 느껴지는 강렬함이 소름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