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하녀

s-_-s 2010. 5. 22. 12:56

 

 


그 유명한 김기영 감독의 동명 영화 리메이크작,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이정재와 전도연의 파격적 노출...

 

개봉도 하기 전에 이런저런 이유로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킨 하녀, 막상 보고 나니 약간은 허무하다.

 

좀더 야한 섹스신과 좀더 스릴넘치는 스토리를 기대한걸까..

하녀역의 전도연은 '본능에 충실한, 그리고도 착한' 캐릭터에

묻혀 너무 평범한 여인네로 나오는것 같다.

 

오히려 칼칼한 쇠목소리로 집사의 본분을 다하면서도
'아더메치'를 외치는 늙은 하녀역의 윤여정과

우아함과 질투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젊은 안방마님 서우,

그리고 도도하고 세련된 친정엄마 박지영의 사악한 연기가

더욱 돋보인다.

 

'있는사람들'의 치부를 보여주려고 한 감독의 의도와 달리
임신한 아내에게서 성적인 만족을 얻지 못하고 섹시한 하녀를
건드리는 주인집 남자의 욕망은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이혼하고 혼자사는 은이의 입장에서도 오랫만에 들이대는
젊은 남자의 몸을 거부하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백치같은
순수함에서 임신을 했다지만 그녀가 좀더 영약했더라면
오히려 재벌남자의 임신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조선시대라 할지라도 아이의 옆방에서 이뤄진 남편의 외도를

알고 그정도로 분노하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서우와 친정엄마의 비인간적인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나름 공감이 간다.


6-70년대도 아니고 '상류사회=나쁜 사람들'이라는 단순한

선악구도가 좀더 깊이있고 복잡한 내면을 그려내는데

실패한것 같다.

 

하녀가 선택한 마지막 방법만이 오로지 할수 있던

그들에 대한 복수라는 현실이 씁쓸하다.

 

감독의 의도와 달리 한점의 흠도 없이 완벽하던 한 가정에
마치 한마리 파리처럼 '이물질'이 끼어들어 분위기를 망친것

같은 그런 엄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강물이 끊임없이 흘러가듯, 세월속에 묻혀버리기도 하겠지만
독하게 죽은 사람보다, 지워지지않는 기억속에서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하는 이들이 더 안스럽게 느껴진다.






 

Sonata for piano NO. 17 "Tempest" OP. 31 - 2

'★...영화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빈후드  (0) 2010.05.30
뮤지컬-몬테크리스토 백작  (0) 2010.05.29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0) 2010.05.21
  (0) 2010.05.15
시스터스마일  (0)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