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픽션이라지만 이래도 되는걸까.
미국의 심장 백악관이 털렸다.
털린 정도가 아니라 묵사발이란 표현이 딱일만큼 폐허가 되었다.
-다음주 개봉할 '화이트하우스 다운' 에서도 백악관이 폭파된다니 어쩌다
백악관이 이런 수난의 타켓이 된것일까.
대통령은 국무장관과 함께 속절없이 인질로 잡혀 지하벙커에서 수모를 당하고
구출을 위해 파견된 특공대는 뜨는 족족 격파된다.
문제는 백악관을 묵사발로 만든 테러리스트 집단이 바로 북한이란 것.
아마도 영화를 본 세상사람들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매우 위험한 존재로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올 초, 김정은이 미친 쎈척울 하는 사이, 우리나라에 수많은 외신기자들이 몰려왔다.
CNN을 비롯한 언론매체들이 한반도에서 곧 전쟁이라도 터질것 처럼 위험한 상황임을
연신 보도하는 동안, 정작 우리나라 국민들은 무관심 아니면 무시로 일관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문득 당시의 상황이 떠올랐다.
늑대와 소년처럼 만성화된 위협에 무감각해진 우리가 문제일까.
혹은 남의 나라 일에 호들갑을 떨며 불안을 부추키는 다른 나라의 언론이 더 문제일까.
영화속의 북한은 철통같은 백악관 경호를 10여분만에 접수할 만큼 최고의 테러 실력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 아마도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중 하나일 것이다.
무자비하지만 함부로 무시할수 없는 테러집단, 이미 아랍에 의해 '말도 안되는' 테러를
당한 입장이라 세상에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어쩌면 영화에서 처럼 실제로도 북한이란 존재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전형적인 영웅을 내세운 '미국 만세' 스타일이라 기본적인 재미와 긴장이 있다.
간혹 발음이 분명하지 않은 어눌한 한국말이 거슬리지만 백악관을 향해 쏘아대는
포격, 폭파 장면들도 나름 괜찮다.
40여명의 정예 테러리스트들을 전직경호원 한명이 죽사발을 만드는 장면들도
누구는 손에 땀을 쥐며 보았다니 그런대로 성공인것 같다.
영부인을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혼자서 대통령과 그의 아들을 지켜내는 것으로는
모자랐는지, 특공대도 실패한 작전을 성공시킨 것은 물론, 핵무기의 자체 폭발 작동까지
중지시켜서 3700만명의 미국민들을 구한다는 설정은 좀 과하지 않나 싶다.
여튼, 대통령도 구하고 미국도 구하고, 영웅만세, 미국만세 길이남을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