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은교

s-_-s 2012. 4. 28. 09:00

 


영화는 영화일 뿐, 외설이나 예술이냐...를 논하는 자체가 식상하다.

 

해피엔드에서 감각적이면서도 밀도있는 연출로 인상깊었던 정지우 감독,

 

자칫 외설이 될수도 있는 70대 노인과 열일곱 소녀의 사랑을 아름다운 영상과
시적인 대사를 통해 에로틱하면서도 순수한 느낌을 잘 살렸다.

 

봄날의 햇살처럼 싱그러운 은교의 화사함이 더할수록 노시인 이적요의
슬픔이 더욱 깊게 느껴진다.  내 입장에서는 젊은 은교나 정우 보다는
노시인 이적요와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인것 같다.

 

노인으로 분장한 이적요에게서 여전히 젊은 박해일의 모습과 목소리가
두드러져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적요의 수컷으로서의 좌절된 욕망을 절실하게 느낄수 있어 좋았다.

 

스승의 소설 '은교'를 훔쳐가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 제자의 수상식에서
'소설 은교는 메마른 대지에 내린 단비와 같다...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는 대사에서는 눈물이 나올뻔 했다.

 

노시인 이적요는 늙어서 슬프고, 여고생 은교는 외로워서 슬프고, 이적요의
제자 서정우는  스승의 껍데기 인생을 살려니 슬프다.

 

부암동 63번지, 실제 철거 예정이라는 숲속 노시인의 집은 정문외에 위험한 철계단을
통해 외부로 출입할수 있다. 고립된 집, 위험한 계단, 얼룩진 창문 등 이적요의 처지와
매우 비슷한것 같다. 어느날 그 계단을 통해 은교가 집에 들어오고,열심히 유리창을
깨끗이 닦지만 은교는 여전히 창밖의 존재일 뿐이다.

 

'그 별이 그별이고 그 빗이 그 빗'이라는 사고방식의 공대생 서정우, 10년간 우상으로
존경하고 아버지처럼 따랐던 스승의 소설로 베스트 작가가 되었지만 마음 속은 늘
공허함으로 가득하다.

 

스승의 천재성과 사랑을 질투한 서정우는 스승의 소설을 훔쳐 문학상을 받고,
은교를 탐해 스승의 순수한 사랑을 짓밟음으로써  결국 스스로 파멸의 늪에 빠진다.

 

순수함과 에로틱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여배우 김고운은 은교의 역할에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봄햇살처럼 화사하고, 싱그러운 외모에 섬세한 감수성, 어린애같은 순수함과
여고생의 발칙함까지, 누구라도 은교의 매력에 풍덩빠져버렸을 것이다.

 

70대 노인과 10대소녀의 사랑이라는 선입견에 칙칙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에로틱하고 슬프고 재미있는 내용이라 좋았다.

 

부암동 일대의 집을 비롯해 섬세하게 촬영된 아름다운 영상도 좋았다.

박범신소설을 원작으로한 시나리오, 섬세한 정지우감독의 연출의 힘 덕분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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