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26년

s-_-s 2012. 12. 1. 21:30

 


천하에 용서받지 못할 '그 사람', 법조차 교묘하게 피해가며 지금까지도 

잘먹고 잘살고 있는 '그 사람',  원한 맺힌 사람들이 뭉쳐서 '그'사람'을

응징한다는 설정은 가상했지만, 그 방법이며 과정이 어찌나 허술하신지.

'분노 이외의 감정과 깊이가 결여된 복수극'이라는 누군가의 표현이 딱 맞는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고 개봉되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내심 통쾌하다. 다른 영화들을 보면서 혹시라도 모방 범죄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누군가 보고 흉내라도 내주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바램까지 살짝 들었다.

 

이 영화는 원래 이해영 감독이 '29년'이란 제목으로 2008년에 준비하다가

'보이지 않는 외압'에 의해서 제작이 중단되었다고 한다. 

 

이후 제목과 감독, 배우들까지 모두 바뀌고 대기업의 투자를 받지 않는 '소셜펀딩' 으로

투자자를 모집하여 만들어지게 되었다.. '소셜메이킹 필름'이니 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응원으로 빛을 보게 된것이다. 비록 극본의 허술함이나 깊이있는 연출이

다소 아쉽더라도 관객이 돈을 내고 봐주는 것만으로도 영화에 힘이 될수 있는 상황이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속 인물들의 복수를 향한 집념에 공감이 되지는 않지만

아마도 5.18과 관련된 가족들의 심정은 영화속 그 이상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앞부분, 원작인 강풀의 만화로 보여주는 5.18의 참상은 끔찍하게 잔인하다.

 

이유도 모른채, 아기의 이름을 짓다 방안에서 총맞아죽는 미진의 엄마,
파리가 들끓는 시체더미 속에서 찾아낸 진배의 아빠,  게엄군의 무차별
총격에 복부에 관통상을 맞고 죽어간 정혁의 누나.


26년 후, 그들의 악몽은 현재 진행형이다.

진배의 엄마는 '그 사람'이 TV에 나올때 마다 발작을 일으키고, 평생
술주정뱅이로 살아온  미진의 아빠는 '그 사람'의 집 앞에서 분신자살로
한많은 일생을 마감한다.

 

그러던 어느날, 광주를 주름잡는 조폭이 된 진배와 국가대표 사격선수
미진, 그리고 대한민국 경찰이 되어 '그 사람' 집앞에서 근무하는 정혁이
누군가의 부름을 받아 한자리에 모인다.

 

'그 사람'에게 복수하기 위해 사업가로 성공한 게엄군 출신의 김갑세와
그의 양아들 주안, 그들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계획에 따라  세사람은
복수를 위한 행동을 개시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픽션인지, 상세히 알지 못하지만 참으로 질긴 악연의
반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에 이어 자식들의 세대에 까지 이어지는 불행과 복수심,
이 악연의 고리는 언제쯤에나 끝이 날 수 있을지.

 

생긴것처럼 연기도 어리버리한 정혁역할의 임슬옹군,

그자체로 캐릭터를 잘 살린것 같다.

 

과거와 현실사이에서 갈등하는 정혁은 영화속의 캐릭터중에서

가장 공감이 되는 인물이다.

 

진구는, 특유의 표정과 눈빛으로 전라도 조폭에서 깡다구있는

인물 진배에 완전 빙의한 열연이 돋보였다.

 

'그 사람'이나 측근이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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