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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단상, 혜민스님

s-_-s 2020. 11. 19. 09:08

와우산ㆍ홍대 책거리

낙엽이 비처럼 내리는 날 오후 단풍이 절정인 와우산을 걷는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려 발밑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적신다 비 그치고 나면 더 춥고 쓸쓸해 질 것이다


카메라 렌즈처럼, 사람의 눈도 제한적인 장면을 담는다 사람이 보는 풍경에는 감성을 더하기 때문에 무엇을 보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한것 같다

보는이의 감성에 따라 나뭇잎 한장에도 가을을 물씬 느낄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아무리 멋진 풍경을 마주하고도 감성이 없으면 그만이다


코로나로 신산스러운 한해, 만남도 여행도 외식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그 어느때 보다 시간이 휙휙 지나버렸다 세월가는게 참 빠르고 무섭다


혜민스님의 소식이 안타깝다
입달린 미디어 마다 스님을 비난한다

무소유가 아니라 fulll소유 였느니, 유튜브 명상앱에 돈을 받았느니, 부동산을 되팔아 거액을 챙겼느니, 남산뷰 거처가 스님답지 않다느니~~

한때 도반이던 현각스님의 악담에 가까운 SNS까지 더해져 혜민스님은 한순간 바닥이 안보이는 곳으로 추락 중이다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현각스님의 SNS는 하루만에 칭송으로 바뀌었고 모든것을 내려놓고 수행에 정진하겠다는 혜민스님의 응답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무엇이 진실일까
전에 혜민스님의 책을 빌렸는데 기대했던것 보다 지식과 생각이 짧고 이론에 치우쳐 뭔가 겉도는 느낌이라 읽다가 접은 적이 있다

비록 책에는 실망했지만 해맑은 얼굴처럼 마음도 순수하고 해맑은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뉴욕에서 지인이 책을 사준다고 하니 냉큼 8권이나 골랐다는 내용을 보고 참 눈치가 없는 분이구나 생각했지만 그것도 '해맑아서' 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비난처럼 수행도 게을리하고 '인세, 부동산, , 돈, 집' 등에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면 더 이상 언급할 가치조차 없겠다

그러나 눈치가 없어서, 앞뒤를 재고 살피지 않아서, 내맘 같지 않아서~ 생겨난 오해들이라면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될까

어쩌면 내가 해맑은 외모만 보고 마음도 그럴것이라고 선입견과 편견을 갖게 된것은 아닐까

나는 혜민스님과 아무런 연고나 감쌀 이유가 없지만 혜민스님이 탐욕에 찌든 사람이 아니면 좋겠다
해맑은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순수한 사람이면 좋겠다

법정스님에 대해서도 세간에 말이 많았지만 오랫동안 수십억의 인세를 무기명으로 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월이면 출판사에 전화해서 인세를 독촉하던 법정스님, 대학생들에게 보낼 장학금이었지만 당시 스님이 돈을 너무 밝힌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단다

책의 인세 만도 수십억인데 통장에 잔고가 없어 병원비를 홍라희 여사가 대납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탐욕스러운 혜민스님 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