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day to day

새의 선물

s-_-s 2021. 1. 28. 13:01















새의 짝퉁백이 드디어 수명을 다했단다
전부터, 거기 달린 통가죽 끈이 마음에 들었다

별것을 탐한다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의 두번째 중요한 실천은 재활용(recycle)이고, 크로스백을 즐겨하는 내겐 여러모로 유용할 것 같은 핫템이다

새가 합정동 도자기 재료 사러 가는 길에 우리집에 들러 짝퉁백 몸통은 버리고 가죽과 체인 끈만 챙겨서 주고 간단다

오는길이니 내가 전에 주문한 집도 갖다달라 했다
- 집값이 폭등해서인지 때로 집이 고프다
도자기 집이라도 모아놓으면 허기가 채워지지 않을까~ 물론 부질없는 욕심 ㅠ


새가 왔다
보따리가 여럿이다

내 허기를 알았는지 두세개면 족할텐데 무려 열채의 집을 싸왔다
우리집에나 어울릴것 같다며 조명 장치를 갖춘 작은나무집도 한채 덤으로 들고왔다

지난번 강화 오픈마켓 때 사온 밥ㆍ국그릇과 셋트라며 접시 다섯개도 챙겨왔다
후라이팬 채 식탁에 놓고 각자 덜어먹는 우리집에 정말 유용한, 모양도 크기도 딱 맞춤이다

새는 어찌 이리도 내마음을 잘 헤아릴까
'백아'의 음악을 알아줬다는 '종자기'처럼 '지음'의 친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연의 공간 H고시원(ㅠ)이 새삼 고맙다

나도 나눔을 하는 편이지만 내가 안 쓴다고, 나보다 더 잘어울릴것 같다고 선뜻 내주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새는 퍼주기도 잘하지만 얻어오기도 잘한다 그러다보니 새의 지인들이 만든 천연 염색 스카프, 나무집 조명까지 우리집까지 오게 되었다


통가죽 줄은 나의 작은 bag과 잘어울리고 크로스로 메면 길이가 딱 맞는다 (인증 사진)


새는 요즘 피겨린에 꽂혀있다
수강료가 천만원이라는 피겨린의 기법을 혼자 터득하느라 새롭게 흙을 주무르고 온도를 실험하고, 굽다가 깨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중이다

늘 새로운것을 시도하고 탐구하는 열정이 부럽기도 하고 딱하기도 하다

나는 평생 무수리로 살다가 이제야 일손을 놓고 멍청한 마님이 되어가는데, 새는 반대로 도자기를 배우고, 염색과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다재다능한 마님으로 살다가 언제부터인가 취미가 업이 되어 일손이 바빠졌다

시(詩)에서 처럼, 도자기에서도 새의 노력이 성과를 빛내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


새의 공방 리틀미 머그잔/2019 1029
https://m.blog.daum.net/1stofmay/10086

부엌정리/새의 그릇/2018 0211
https://m.blog.daum.net/1stofmay/8778

강화 빵접시 머그컵/2017 0927
https://m.blog.daum.net/1stofmay/8484

새의 공방 머그컵/2017 0319
https://m.blog.daum.net/1stofmay/8207

브로치 반지/2016 0514
https://m.blog.daum.net/1stofmay/7739

시로이와 도자기/2011 0312
https://m.blog.daum.net/1stofmay/2661

항아리 연꽃/2007 0818
https://m.blog.daum.net/1stofmay/2485
https://m.blog.daum.net/1stofmay/771

향선(전서)/2007 0426
https://m.blog.daum.net/1stofmay/761

가습기/2006 0405
https://m.blog.daum.net/1stofmay/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