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부신 대낮, 휴관중인 화랑에 몰래
들어온 두 남녀가 좁은 공간에 숨었다.
처음 만난 두사람, 밀착해 서있던 두사람의
숨소리가 격해지고 입술이 포개지고 곧이어
선채로 서로의 몸을 격렬하게 탐한다.
사실, 장면 그대로 서술하자면 지극히 전형적이고
통속적인 불륜 장면에 불과하다.
'분위기 있는 화랑, 로맨틱하게 펼쳐진 우산위로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햇살,
부드러운 나무로 만들어진 창문, 예쁘고 순수한
젊은 여자와 화보속에서 툭튀어 나온듯한 키큰 남자'
지극히 통속적인, 심지어 비윤리적인 두사람의
섹스는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포장으로 인하여 전혀
불륜스럽지 않아보인다.
첫장면부터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미는
이 영화의 미덕이자 동시에 단점이기도 한것같다.
지나치게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어진 공간과
영상미는 현실감이 떨어져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앤티크에 이어 프랑스요리사로 나오는 주지훈은
청년 김태우를 아저씨로 보이게 할만큼 풋풋한
매력이 넘친다.
과연 동시에 두사람을 사랑하는것이 가능할까?
퓨전음식을 먹듯, 한집안에서 한부엌을 쓰는
두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한여자의 심각한
이야기를 예쁘고 화사한 장면으로 뒤집어 씌우고
아무것도 아닌척해보려는 영화.
윤리나 도덕을 따지다가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될것같은 기분이 들게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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