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ecv-씨네코아에서 상영중인 영화,
'바흐 이전의 침묵' -제목도 고상하다.
오랫만에 우아한 음악이라도 들을까 해서 갔는데
내 졸음과 못미치는 수준탓으로 인해 반쯤은 졸다가 자다가,
뭔 뜻인지도 모른채 끝나버린, 황당한 경험을 하고 나와야 했다
대형 트럭에 1천유로짜리 그림을 그리고 다니며
하모니카로 바흐를 연주하는 운전사,
멋드러진 의상에 흰가발을 쓰고 바흐의 추억이 깃든
여행지에서 가이드를 하는 남자,
목욕재개를 하고 바흐의 무반주 첼로협주곡을 켜는 여자,
천상의 목소리로 바흐를 합창하는 소년들,
파이프 올갠으로 바흐 음악을 연주하는 지휘자,
심혈을 기울여 피아노 건반을 조율하는 전문가,
스스로 바흐를 연주하며 돌아다니는 피아노...
또 누가 있더라..
바흐가 죽은지 50여년 후, 푸줏간에서 고기를 싼 종이에서
멘델스존에 의해 바흐의 '마태수난곡'악보가 우연히 발견되고,
그 후 바흐의 음악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알다시피
바흐는 '위대한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게 된다...
스토리도 없고, 드라마틱한 사건도 없이, 영화는 바흐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현대 사람들의 모습을 두서없이 보여준다.
홍보 동영상과 사진들을 보니 중간중간에 많이 졸았던 모양이다.
못본 장면들이 많으니 당연히 놓친 내용도 많았을테고
그렇지 않아도 연출방식이 생소한 영화인데 뭐가뭔지
아리송한 것이 당연한 일인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흐의 음악이고, 결국 오늘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바흐의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메세지임을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다시 보게 된다면, 좀더 음악에 심취하며 볼수 있을것 같은데..
그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