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잉마르베르만 감독의 영화, 잉그리드 버그만의 유작이라고 한다.
지금부터 30년도 훌쩍 지난 세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속의 잉그리드버그만은
전혀 촌스럽지 않다. 헤어스타일, 의상, 비록 중년을 훌쩍 넘은 초로의 나이지만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보았던 날렵한 콧날도 여전하다.
한편의 연극, 그것도 투톱 주연이 설전을 벌이는 지루한 연극을 본 기분이다.
잉마르 베르만 감독의 영화라 애초부터 재미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를 눈앞에 두고 평생 쌓였던 분노를 따발총처럼 쏘아대는 딸의 악담은
식곤증으로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내는 내게 매우 짜증스럽게 느껴졌다.
성공적인 피아니스트로서 평생을 우아하게 살아오면서 남편과 두딸에게는
지극히 이기적이었던 엄마, 심지어 아픈딸을 외면하고 요양원에 넣은 후,
말년에는 연인 레오와 함께 지내며 임종까지 지킨 엄마,
딸 에바는 겉으로는 그런 엄마를 사랑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는 분노와 증오가
숨겨져있음을 자신도 알지 못하고 살아왔다.
엄마의 반대로 첫사랑에 실패하고 목사와 결혼한 후 또다시 4살짜리 아들을 잃은
에바는 2년 전 병으로 불구가 된 동생 레나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지낸다.
엄마의 연인 레오가 죽은 후 엄마를 시골집으로 불러들여 함께 지내게 되는데...
외롭고 불행해져서 위로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엄마의 모습은 여전히
평온하고 우아해 보이고, 자신과 동생의 불행이 엄마탓이라고 생각하던 에바는
엄마의 무관심과 무책임한 과거의 행적이 떠올라 마침내 분노가 폭발한다.
과연 오랫동안 쌓였던 딸의 애증은 엄마와의 만남을 통해서 해소할수 있을지...
결론은...영화의 끝인가 싶게 허무하다.
엄마는 또다시 연주여행으로 현실로 부터 도피하고, 동생은 여전히 불구로 살아가며
상태가 나빠지고, 에바의 우울은 자살충동을 느낄만큼 깊어진다.
보고나서도 찝찝함이 가시지 않는 영화. 왕년의 잉그리드 버그만을 보기위해서인지,
중년의 관객들이 많던데, 내 수준이 거기까지라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기대에 비해서
다소 실망스러운 영화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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