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배용준과 이미숙, 전도연이 출연했고
파격적인 정사씬과 고급스러운 소품등이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2012년, 허준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중국판 '스캔들'이라고 할수있겠다.
조선시대와 1930년대 중국을 배경으로 각색되었지만 원작은 200년전
프랑스 쇼데를로 드 라클로(1782년)의 작품이다.
내용은 이미 알려져 신선함이 덜하지만 중국부자들의 럭셔리한 삶과
명품배우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의 열연, 그리고 허진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궁금해서 굳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셋트를 짓는데만 35억이 들었다더니 주인공들이 사는 집은 물론 1930년대
상하이의 풍경을 고풍스럽게 재현하여 볼거리가 풍요롭다.
녹차밭과 수영장이 딸린 대저택, 박물관에 전시되어있을 법한 자동차들,
섬세한 감정까지 영상으로 담아내는 허진호 감독의 감수성은 뻔한 내용임에도
마치 전혀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처럼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천하의 플레이보이로 등장하는 장동건은 어찌나 맵시가 돋보이던지 잘생겼다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것 같다.
영화 '파이란'에서 순수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장백지는 캐릭터에 맞게 한껏
화려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장쯔이의 열연, 특히 첫키스의 순간에 눈물을 떨구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장쯔이는 나이가 들수록 원숙한 아름다움이 더하는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 즈음해서야 이 영화의 스토리가 오버랩되었다.
'스캔들'에서 배용준은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를 달려 갔었고, 장동건은 총에 맞은채
그녀에게 달려갔는데 둘 다 겨울이라 눈을 맞으며 죽었던 것 같다.
남자의 부질없는 승부욕, 그리고 여자의 질투 때문에 일어난 비극, 결국 모두가
사랑을 잃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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