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역시 이병헌이다.
이글대는 눈빛, 중저음의 목소리 톤, 절제된 표정과 몸짓...
본인의 캐릭터를 어쩌면 저리도 잘 소화하는지.
아마도 진짜 양아치라도 이병헌 만큼 제대로 하지 못했을거라는 생각이든다.
<미생>의 작가 윤태호 웹툰이 원작이라고 한다.
여태 본 유사한 영화들 중에서 주인공들의 연기와 시나리오면에서
가장 월등한 작품인것 같다.
특히 조*일보 주간인 이강희 역의 백윤식, 겉으로는 지식인임을 자처하지만,
손가락 하나로 정계와 기업과 야합하여 보이지 않는 폭력을 가하는 인물.
드러내놓고 욕망을 쫒는 정인이나 기업인보다 더 무서운 사람같다.
차분하고 이성적인 어투, 부드러운 미소까지 지으며 뒤에서는 나쁜짓을 하는
언론사 주간의 역할에 백윤식씨가 너무 잘 어울린다.
비자금을 빼돌려 국회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부와 권력을 누리는
**모터스 기업회장님, 불법 선거자금과 언플을 이용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도
모자라 대통령까지 탐내는 국회의원, 권력자들에게 돈과 성접대를 하면서
한때 형과 동생이라고 믿었지만 철저히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깡패출신의
연예기획사 대표, 그리고 스폰서도 빽도 없는 지방대 출신의 검사.
등장인물만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스포일러 포함>
현실에서는 아마도, 복수를 준비하던 깡패가 아무도 모르게 죽거나,
정의로운 판사가 권력에 야합하거나, 혹은 지방으로 좌천되거나 하겠지만
이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결말의 반전에 있다.
그것도 검사가 아닌, 깡패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연출을 하고,
검사가 주인공이 되어 영화같은 앤딩씬을 찍는, 통쾌한 마무리로 반전~
감독의 짜임새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