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i am love

s-_-s 2011. 1. 31. 16:29

 


첫장면부터 인상적이다.

 

밀라노,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것이 어우러진 도시.
그아름다운 건물과 공원에 소리없이 눈이 내린다.

 

드넓은 저택의 정원에 쌓이는 눈, 따뜻하고 밝은 조명아래
손님맞이 준비에 바쁜 사람들의 모습,

접시, 유리컵, 촛대하나에도 높은 품격이 느껴진다.

 

일하는 사람들 속에 유난히 돋보이는 안주인, 엠마,
준비를 마친 그녀는 이층으로 올라가 화장을 하고
우아한 자줏빛 원피스로 단장한다.

 

이윽고 가족과 손님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고 그들은
하나같이 품위와 우아함이 넘치는 몸짓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눈다.

 

방직공장으로 부를 이룬 할아버지와 세련된 할머니,
뒤를 이을 아들과 엠마 부부, 그리고 착한 두 아들과
자유분방한 딸. 누가 봐도 완벽하게 행복한 가족이다.

 

비록 러시아에서 도망치다시피 남편을 따라 이탈리아로 왔지만
넘치는 재력, 따뜻한 가족과 친척들,  어느것하나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엠마, 그녀의 삶에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

 

아들의 친구,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안토니오.

그의 가게에서 그녀를 위한 새우요리를 맛본 순간
그녀는 아마도 운명을 예감했던 것일까.

 

숨막힐듯 그녀의 모든 감각을 마비시켜버린 안토니오의 요리.

자신도 모르게 산레모 산속, 안토니오의 정원이 있는 곳까지
따라가 격정적인 정사를 나눈다.

 

그녀의 삶, 인생이 달라졌다.
"더이상, 이전의 내가 아니예요"라고 말하는 엠마.

 

우연히 세탁물에서 발견한 딸의 편지, 딸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에 놀라지만 그녀의 인생을 인정해주는 엄마가 되어있다.

 

하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해도 쉽게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엄마와 절친 안토니오의 부적절한 관계를 눈치챈 큰아들 에바,


엄마와 격하게 말하는 도중 뜻밖의 사고로 익사를 하게 된다.

집안을 밝히던 조명처럼, 그릇들처럼 밝고 따뜻하게 빛나던

가정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된 아내에게 "너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던가.
남편은 등을 돌린다.

 

그래도...엠마는 맨발로 집을 나간다.
온몸에 걸쳤던 귀금속과 상복과 모든것을 떨쳐버리고
안토니오의 산꼭대기 정원으로...

 

밀라노, 저택, 가구들, 의상, 음식....참 아름답게도 찍어놓았지만
까놓고 보자면 '아들친구와 바람난 아줌마'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통속성이 뒤늦게야 찝찝하게 느껴지는

것은 온전히 영화속에서 햇살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영상과

틸다 시윈튼의 명연기 덕분인것 같다.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엠마가 찾은것은 어쩌면  '정체성'이

아니라 상류사회에서 묻어두고 살았던 '욕망'- 가장 동물적인

욕망이라는 것이 내 솔직한 생각이다.

 

아름다운 영상으로 더욱 미화된 이탈리아 버젼의 차탈레이

부인의 사랑이라고나 할까..

 

현실, 삶의 의무, 지켜야할 것들...그리고 욕망...

욕망을 선택하는 것만이 용기있는 삶이고 정체성을 찾는 것일까...

 

정신차리고 보니 엠마의 선택이 무모하고 무책임 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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