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Movie..

오늘

s-_-s 2011. 10. 30. 21:00

 

 

 

이정향감독의 '미술관옆 동물원'(1998)을 세번이나 보았다.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스토리, 영상, 배우들의 연기..다 좋았다.

 

'집으로'(2002) 또한 가슴이 뭉클해지는 영화였다.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영화, 이정향감독의 팬이되었다.

 

정말 오랫만의 작품이라  '오늘'을 기대했는데...
'용서'라는 너무 난해하거나 무거운 주제 였기 때문일까.

 

감독 특유의 섬세함과 유머, 따뜻한 감성이 '용서'라는 무거운 주제에
갖혀져 있는 느낌, '용서'는 풀리지 않는 어려운 숙제처럼 부담스러워
보는 중에도 보고나서도 뭔가 개운치 않은 기분이다.

 

자주 등장하는 수녀님과 신부님의 '무조건 용서하라'는 말씀도
특정 종교를 드러내는것 같아 부담스럽고,  대부분 진지한 대화만으로
이어지는 장면들도 지루하다.


비오는 생일전날 밤, 술취한 친구 지석을 데리러 간 약혼자 상우는
소년이 두번이나  치고 지나간 오토바이 사고로 죽는다.

 

17살 소년의 미래를 위해 탄원서까지 쓰고 그를 용서한 다혜.
사형제도 폐지에 앞장선 수녀님의 부탁으로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용서'에 관한 다큐를 찍는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용서받은(?) 피해자들이 결코 착하게 살지 않으며,
자신이 용서한 소년도 이후 나쁜짓을 하다가 무고한 친구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용서가 결과적으로 살인으로 이어졌음을 알고
혼란에 빠진 다혜.

 

진심으로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가해자 만이 용서받을 자격이 있으며 
그래야 피해자도 진정한 용서를 할 수도 있음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용서는 가짜였음을 알게 된다.

 

가해자의 인권은 보호하면서 피해자의 불안과 고통은 방치되어있는
현실, 진정으로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은 피해자 자신들이 아닌가..

 

피해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도록 설득하는 다큐가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피해자의 고통을 보여주어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도록 하는
다큐를 찍기로 마음을 바꾼다.


아버지의 심한 구타와 가족들의 방치로 인해 스스로 병을 얻게 된 지민을 통해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제시하지만 부모가 비정상인지 사춘기소녀의 반항인지
모호하여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용서'라는 주제로 상처받은 이들의 내면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든 이정향 감독의 내공은 훌륭하지만 영화로서의 재미는 별로다.

 

전작들에서 비슷한 표정으로 징징거리거나 앵앵대던 배우 송혜교.
'오늘'에서는 한결 성숙하고 아름다워진 송혜교의 차분한 연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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