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오기나미 나오코의 영화에 빠져있다.
감독은 다르지만 이후 '하와이언 레시피'와 '해피해피 브레드'를
봤는데 일본 영화라 그런지 카모메 식당과 공통적인 점이 많았다.
'일본스럽다'고 할지, 조용하면서도 깔끔한 분위기, 대사가 적으면서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에피소드, 음식을 통해 공유하게 되는 유대감과
따뜻한 감동, 그리고 정말 일본인다운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등..
'카모메 식당'(2006)의 '주먹밥'처럼 하와이언 레시피에서는 사랑으로 만든
더 많은 메뉴의 음식으로, 해피해피에서 또한 한가족이 함께 나누어
먹었다는 '깜빠뉴'를 비롯해 구갤호프, 호박수프 등 음식을 통해
외로움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영화와 영화 속 음식을 통한 힐링의 느낌이랄까.
헬싱키 골목 길모퉁이의 일본 식당 키모메에서 저마다의 외로움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가장 일본스러운 음식 주먹밥을 나누며 마음의 상처를
위로받는 것 처럼, 가장 최근 작품인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2012)에서는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줌으로써 마음의 '구멍'을 채워주는 주인공
사요코가 초등학교 남자친구와 함께 얼음과자와 맥주를 마시며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안경'(2004)에서의 힐링후드는 팥빙수다. 강한불에 30분, 중불에 30분, 은근히 30분
정성으로 끓여낸 단팥을 넣고 그 위에 시원한 얼음을 갈아얹은 빙수를 입속에
넣는 순간, 바닷가 민박집을 찾은 사람들은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게 된다.
'토일렛'(2010)은 어머니가 죽고 난 후 뿔뿔이 흩어진 형제들이 할머니를 통해
혼란스럽던 자아를 회복하고 가족의 의미를 알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할머니의 교자(만두)가 힐링의 역할을 하는 음식으로 나온다.
'요시노이발관'(2004)은 본지가 오래되서 음식은 생각나지 않지만 작은 어촌에
똑같은 머리모양을 한 소년들이 새로 이사온 도시소년의 머리 때문에
반란을 일으키는 등의 에피소드를 담은 성장소설이다.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심심하지만,
잔잔하면서도 은근한 감동을 주는 공통점이 있다.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 앞으로 나올 작품들도 꼭 챙겨서 볼 생각이다.
재미있는것은 감독의 다섯작품 중 무려 네작품에 모타이 마사코가 출연하는데
그리 예쁘지도 않은 외모를 가진 중년의 여배우는 개성이 강하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라고 한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작품은 아니지만 음식을 통한 힐링 영화 두편.
'★...영화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0) | 2013.01.12 |
---|---|
박수건달 (0) | 2013.01.10 |
마이리틀히어로-시사회 (0) | 2013.01.08 |
아무르(Amour)-2012 (0) | 2013.01.07 |
컨빅션(conviction),유죄-2010 (0) | 2013.0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