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ook

2021 이상문학상작품집/마음의 부력/이승우 외

s-_-s 2021. 7. 9. 07:53


수상작 마음의 부력/이승우

무려 367페이지, 촘촘한 글씨의 두꺼운 단편소설을 단지 3일만에 읽었다

단편소설에 대한 거부감은 내 일천한 독서능력 때문이 아니라 비교적 젊은 작가들의 필력이 부족한 탓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내 취향의 문제도 있겠다
올드한 독자지만 트랜디한것, 흥미로운것을 좋아하고 무거운것이 부담스럽지만 사유와 깊이는 있어야 하고 등등~

이상문학상은 좀더 연륜있는 작가들이라 그런지 수상작인 마음의 부력 다섯편의 우수작 모두 적당한 깊이의 주제와 스토리 유려한 글솜씨가 바탕이 된다

읽기 편하고 재미있고 몰입할수 있는 단편들이라 단숨에 읽기가 가능했다

☆마음의 부력/이승우
작가의 종교적 베이스를 가족관계에 적절히 연계했다 죽은형에 대한 어머니의 부채와 죄의식, 카페 차리고 싶어하는 형 대신 대학원 등록금으로 써버린 나또한 부채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머니의 초기 치매로 형과 나를 헷갈리는 통화에서 형인척 대화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부재증명/이승우
졸지에 살인범으로 몰린 나
결코 그 도시 남천에 간적이 없는데 여기저기서 나를 만나거나 봤다는 인증들이 나를 올가미처럼 조인다

타인들에 의해 나 자신의 존재가 증명되고 확정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통해 내 존재에 대한 나 자신의 인식의 부재를 역설한다

종교적 철학적인 베이스로 쓰여진 깊이 있는 소설이지만 무겁지는 않다

☆97의 세계/박형석
심사워원들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신종 게임의 세계인가 SF인가 헷갈렸다

딸이 있던 건물이 붕괴하는 순간 건너편 카페에서 그 광경을 본 아빠가 단 97초의 시간에 어떻게 하면 딸을 구하러 갈수있을까 동선을 줄이기 위해 반복 시물레이션하는 스토리다 압축적이고 치밀하다

☆블랙홀/윤성희
대출 이자 갚기로 평생 시달린 부모가 집을 팔아 빚을 갚고 시골로 내려간다 떨어진 감을 밟고 미끄러진 이웃이 다치고 감나무를 베어내다 아버지가 다친것을 시작으로 불운이 겹쳐 돌아가시고 판 집의 재개발 소식에 화가난 어머니는 농약테러 미수로 감옥에 가고~~그야말로 블랙홀 같은 불운이 꼬리를 문다

오빠를 찾아 시골집에 모인 형제들의 김치찜 클리어 장면이 쓸쓸하다 신문기사의 사건들이 소설속에 불운으로 재편집된 듯한 식상함이 아쉽다

☆나의 루마니아 수업/장은진
과에서 존재감이 없던 김은경과의 짧은 연애기간 동안 나는 체보타루의 단편소설을 번역해서 그녀에게 건내곤 했다

9번째 소설을 건네려던 어느날 그녀는 홀연히 사라지고 후배 현수를 통해 그녀의 소식을 듣는다

체보타루 작가를 찾아 루마니아에 가서 교포와 결혼하고 어쩌다 죽었다는 소식...나는 아홉번째 소설을 태운다

서늘한 가을 눈빛의 그녀와 자동차 밑에서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길고양이의 눈빛이 오버랩된다

☆아버지가 되어주오/천운영
황혼 이혼한 부부 이야기, 어린나이에 9살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남편의 아버지로 살아야했던 어머니의 고된 삶을 돌아본다

딸이 보기에 아버지는 한없이 무능한 남편이었지만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품고 사랑한 그런 사람이었다

☆야심한 연극반/한지수
수록 단편중 가장 반전인 작품
88올림픽이 치뤄지던 해 10월30일 통일교도 6516쌍이 결혼했고 그중 한쌍이 나의 부모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엄마 준꼬,
엄마는 내가 태어나자 마자 아버지가 집을 나갔다고 했지만 사실은 집을 나간것은 아버지가 아니라 임신거부증을 앓고있던 엄마 준꼬였다

아버지는 여장을 하고 엄마가 되어 나를 키우다가 내가 자라면서 알아볼까봐 따로 살게 된다

아버지의 게이샤 연극을 통해 그 모든 진실과 마주하는 나, 그 후 아버지와 딸은 조우했을까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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