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관도 희귀해서 굳이 멀리찾아가 봐야 하는, 자칭타칭
'예술'영화의 기준은 무엇일까.
흔히 생각하기에 예술영화는 '작품성은 좋은데 재미는 덜하다'는
인식이 있다.
'비기너스'는 재미 보다는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성인이 되어 자아를 찾아가는 독립영화같은 느낌이랄까..
45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암선고를 받은 78세의 아버지,
솔직하게 살겠다며 13살이후 게이로 살아왔음을 커밍아웃한다.
젊은 시절, 저녁마다 밖으로 나도는 아버지를 배웅하던
어머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늘 유쾌하고 긍정적이며 여유가 넘치는 아버지에게 젊은 애인이
생겼다. 그들을 바라보는 아들 올리버의 심정은 또어떨까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사이에서 순종하며 살아온 올리버는
개성넘치는 일러스트면서도 일상속에서는 지극히 평범하다못해
답답하게 살아간다.
성인이면서도 자식으로서, 연인으로서,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 맺기에 초보자인 올리버는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강아지와 대화하며 외롭게 살아간다.
동료들에게 끌려가다시피 따라간 파티에서 자유분방한 '애나'를 만나며
그의 또다른 삶이 시작된다.
사랑하지만 구속되는 삶이 부담스럽고, 떠나자니 그녀 없는 삶이 무의미하고..
과연 그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삶을 시작할수 있을 것인가...
오랫만의 이완맥그리거, 반항기 넘치는 청년의 모습도 세월과 더불어
연륜이 느껴진다.
반복되는 사진과 시간의 흐름, 기억속의 연상필름 등 독특한 방식의 연출이
신선했지만 영악스러울만큼 현실에 적응하는 한국의 젊은이들과 비교할때
주인공이 갈등하는 모습이 공감보다는 답답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