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속의 주인공이 커다란 화면속에 툭! 떨어진것 같다.
찰랑거리는 매직스트레이트 생머리의 강동원.
검은 두루마기로 휘감은 길쭉한 몸매,
촉촉히 젖은 눈동자, 어쩌다 말하는 목소리마져
분위기 그 자체다.
샤기컷의 하지원, 쓸데없이 소리를 벅벅질러대는것만
뺀다면 범인을 사랑하는 천방지축 여형사 역할로
제격이고, 코믹하면서도 형사반장으로서의 무게를
잃지 않는 안성기의 변신도 그런대로 괜찮다.
세도가 병조판서의 심복인 '슬픈눈'을 사랑하게 된
형사 남순. 범인과 형사, 빛과 어둠, 충복과 배신..
이 영화의 영어제목처럼 극과 극의 Duelist(결투)가
이어 지는데...
6년만의 이명세 감독은 과연 영화를 찍으려던 건지..
아니면 아름다운 영상물을 제작하려던 건지.
'인정사정 볼것없다'에서의 명장면들이
낙엽으로, 흩날리는 눈발로, 혹은 현란한
색감과 빛으로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주인공들의 머리스타일, 의상, 거리풍경등이
기존의 사극과는 확연히 다른, 일명
퓨전사극으로 새롭기는 하지만
너무나 잘짜여진 각본에 의해 완벽하게
만들어진 영상이라 그런지 뒤로 갈수록 약간
질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기품있는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낙엽지는 가을과 눈보라치는 겨울의 풍경은
한마디로 영상의 백미라 할만하고
만화 같지만 '슬픈눈'의 주인공이 하늘을
가르며 칼날을 휘두르는 장면도 멋지다.
'영상의 미학'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영화란
생각이다.
'슬픈 눈'의 강동원, 분위기 그 자체다.
사랑앞에서 천상 여자가 되는 좌충우돌 하지원.
기생복장으로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중, 일종의 잠복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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