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빼어난 영상미다.
망망대해, 검푸른 바다, 보석처럼 박힌 밤하늘의 별들, 사납게 표효하는 호랑이,
바삿속의 집채만한 고래와 물고기들...3D로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우리동네는
디지털상영관 밖에 없어서 아쉽다.
두번째 미덕은 아름다운 영상과 더불어 다양하고 깊은 사유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없는 수용과 부모와의 대화에서 자녀에게
들려주는 일상의 대화는 삶의 철학과 교훈이 들어있다.
해서는 안될일은 철저히 혼내고, 생각이 다르더라도 자녀의 생각을 수용하고,
자녀교육을 위해 모든것을 접고 고국을 떠나기까지 하는 부모의 모습은
우리와 비슷한면도 있고 또 다른 면도 있는것 같다.
또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깨달음을 얻고 지혜를 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바쁜 일상속에서 무엇을 잃고 사는지조차 모르는 우리의 삶에 진지함을
돌아보게 한다.
세번째, 가장 놀랍고도 슬펐던 것은 진실이 드러나는 반전의 순간이다.
삵쾡이처럼 비열하고 이기적인 주방장, 품안의 자식을 잃고 홀로 배안에 남겨진
오랑우탄, 그리고 구명정으로 몸을 날리다 다리가 부러진 얼룩말의 실체.
으르렁거리며 위협하다가 친구가 되어 생사를 함께 한 뱅골 호랑이 '리차드파커'는
다름아닌 자신의 또다른 자아였던 것이다.
생존하는 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말도 인상깊다.
아마도 CG의 놀라운 효과일수도 있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닷속 촬영이나
배에서 호랑이와의 동거 장면, 밤하늘과 물고기떼의 장관등 어떻게 촬영했을지
궁금하다.
인도의 프랑스 마을, 상류계급의 어머니와 게급은 낮지만 부자인 아버지를 둔
소년 피신, 이름때문에 피싱(오줌싸개)이라고 놀림을 받는다.
자신의 이름이 피신, 줄여서 PI(파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길고긴 파이공식을
외워 칠판 가득 쓴 후에야 전설의 파이로 알려지게 된다.
어릴적부터 남다른 모험심과 용기를 지닌 소년 파이,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원이 시의 지원이 끊기게 되면서 동물과 함께 캐나다로 떠나게 된다.
운항중이던 배가 폭풍에 침몰하고 혼자 구명정에 살아남는데..
뱅갈호랑이, 삵쾡이, 오랑우탄...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몇몇 동물들도
함께 항해를 시작한다.
단지 한척의 배뿐인 망망대해에서 파이는 어떻게 맹수와 더불어 살아남을 것인가...
파이를 위협하던 호랑이는 어느덧 파이가 더불어 살아갈 대상이 되고
죽음의 문턱에서 표류한 미어캣 섬엔 누군가의 이빨이 식인섬임을 알려주는데...
과연 파이와 뱅갈호랑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것인가...
소설의 소재를 얻으러 파이를 찾아온 작가와의 만남이 첫장면이었으니
파이는 물론 무사히 살아났다.
그러나 작가에게 말해준 한편의 공상과학소설 같던 배에서의 삶의 이면에는
또다른 진실이 존재한다.
그 반전 덕분에 조금은 지루했던 호랑이와의 사투가 갑자기 치열한 생동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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